[천왕봉] ‘악몽의 경자년’을 보내며

이수기 (논설위원)

2020-12-22     경남일보
마치 악몽을 꾼 듯한 2020년 경자년(更子年)이 저물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1000여명에 중증·사망이 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앞에 을씨년스럽게 한해가 가고 있다. 다사다난이란 상투적인 말로 넘어가기는 너무도 고통스럽고 기막힌 한 해였다. 핵폭탄·기후변화보다 훨씬 위험해지고 있다.

▶코로나가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것을 삼키고 있다. 어떻게 한 해를 지냈는지, 도무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추락·충격·혼돈·절망·좌절·분노로 점철됐다. 광복 후 6.25전쟁과 IMF 때처럼 고통 속에 살고 있다.

▶백신 개발을 비웃듯 확산세가 가파르다. ‘K-방역’이 무색, 병실대란과 백신 없는 겨울을 지낼 것 같다. 미국·영국 등은 ‘악몽의 겨울’에서 벗어나고자 백신을 인구의 2~4배 확보에 성공했다. 5000만 국민 중 1000만 명 분의 백신을 1차 확보, 계속 확보 하겠다 했다. 정부는 4400만 명분도 내년 2월이면 3개월이 늦어 ‘빠른 접종’이 물 건너간 마당에 ‘안전 접종’이라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경제는 ‘무너져 내리는 소리’밖에 없다. 새해 신축년(辛丑年)도 잔인이 계속될 것 같다. ‘악몽의 경자년’을 보내고 새해는 바위처럼 꿋꿋이 강하게 흔들리지 않고 버티어야 한다. 세계가 자국민 안전을 위해 백신확보에 몰두 때 정부는 뭘 하다 ‘백신 후진국’이 됐는지 묻는다. 백신 확보 논란에 국민은 분통 터진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