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동짓달

2020-12-27     경남일보
음력 11월을 달리 일컫는 말이다. 양력으로는 대체로 12월 중순부터 1월 초순경이다. 일년 중에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冬至·양력 12월 21일)도 지났다. 동지가 음력 동짓달 1~10일에 들면 애동지, 11~20일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21~30일에 들면을 노동지(老冬至)라고 한다.

▶올해 동지는 음력 11월 7일이어서 ‘애동지’에 해당한다. 경사나 재앙이 닥쳤을 때 팥죽, 팥밥, 팥떡을 먹는 풍습이 있다. 동지에는 밤이 길어 악귀가 활동하기 좋은 때라는 미신 때문에 민간에서는 팥죽이나 팥떡 등 팥으로 만든 음식을 먹거나 집안 곳곳에 두었다. 붉은 팥은 오곡 중에 악귀가 가장 무서워하는 곡식으로 악귀를 쫓아낸다고 믿었다.

▶동짓날 즈음 날씨를 보고 다음해 길흉화복을 점치기도 했다. 날씨가 온화하면 이듬해에 질병이 많아 사람이 많이 죽는다고 하며,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행운이 들 징조라고 여겼다. 작년 동지 즈음에는 날씨가 평년 보다도 온화한 편이었다. 그런 탓인지 올 새해 벽두부터 지금까지 전염병 악귀(코로나19)가 기성을 부리고 있다.

▶올해에는 동지를 앞두고 한파가 몰아쳤다. 올 동짓달이 대체로 예년에 비해 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내년에는 행운이 들 징조다. 그 행운이 전염병 악귀(코로나)를 종식시키는 2021년으로 만들기를 기원한다. 2020년은 악귀로 인해 그 어느 해 보다 서민들의 삶이 불안했고, 고단했으며, 힘들었던 한해였기 때문이다.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