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나눔 온정, 이럴 때 일수록 더 뜨거워지길

박설혜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2020-12-28     경남일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올 초 ‘착한 임대인 운동’ ‘헌혈 동참운동’ 등 모두의 온정과 배려, 노력으로 지금까지 감염병 사태를 버텨 왔다. 곧 끝이 날 것으로 믿었었던 희망은 ‘100년 내 가장 위험한 전염병’이라는 평가를 얻으며 전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특히,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인하여 지역경제와 사회가 꽁꽁 얼어붙어 복지 사각지대의 이웃들에게는 어느해보다 더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비록 작은 푼돈과 미미한 물품이지만 절대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가장 값진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기부와 나눔의 손길이 이어졌다.

얼마 전 해마다 자신의 신분을 숨기며 거액을 기부해 온 대구 키다리 아저씨의 익명 기부 기사를 읽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한 10년간 10억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한다.

작은 회사를 경영하며 위기도 많았지만, 그는 처음부터 수익 일부분을 떼어놓고 이 돈은 내 돈이 아니다는 생각으로 나눔을 이어왔다고 한다. 10년 동안 나눔을 실천하면서 느끼는 즐거움과 행복감에 고마움을 표시한 마음만 보더라도 진정한 나눔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다.

금액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누군가를 돕겠다는 마음을 갖는 순간에 이미 나눔의 온정은 시작된 것이다. 쌀, 라면, 연탄, 그리고 고사리손으로 모은 어린 친구들의 동전까지도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은 항상 열려 있었다.

열 사람이 자기 밥그릇에서 한 숟가락씩 덜어 다른 사람을 위해 밥 한 그릇을 만든다는 뜻으로 십시일반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여럿이 힘을 합하면 작은 힘으로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2020년 한해는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끝을 맺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미 우리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크고 작은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 모두가 함께 위기를 극복해 서로 존중하고, 함께 배려하는 사회가 자리잡기를 바라며, 키다리 아저씨들이 많이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박설혜 농협구미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