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곶감

변옥윤 (논설위원)

2021-01-05     경남일보
감은 온대성 식물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원산지이다. 한반도에서도 북쪽으로 갈수록 감나무가 귀하다. 토종감은 작고 떫은 맛이 특징이다. 흔히 말하는 단감은 일본종을 개량한 것이다. 예부터 토종감은 떫은 맛을 없애기 위해 소금물에 절이거나 바람에 말려 단맛을 더해 겨울철 요긴한 간식으로, 요리에 사용했다. 감을 말린 것이 곶감이다.

▶감은 효도를 상징하는 과일이다. 박인로의 시조에서 잘 나타난다. ‘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가 아니라도 품음직 하다마는/ 품어서 반길 이 없어 글로 설워하노라.’ 중국 삼국시대 육적이 여섯 살 때 스승이 먹으라고 준 귤을 어머니가 생각나 몰래 가슴에 품었다는 기록을 원용해 지은 시조이다. 곶감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영양식이다.

▶우리고장 산청은 예부터 곶감으로 유명하다. 단성시와 고종시의 주산지인 연유다. 지리산 청정한 바람에 말려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다. 산청경제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축제를 온라인으로 대신하다고 해 많은 생산량에 견줘 소비가 걱정이다.

▶무릇 축제는 북적거리는 맛이 있어야 제격이다. 온라인 축제는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가 됐지만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든다. 지난해 약초축제도 그러했다. 그래도 산청곶감은 최고의 품질과 맛을 자랑한다. 올 겨울 효도식품으로 곶감을 부모님께 선물하자. 유자를 품는 마음과 반중 조홍감을 대하는 기분을 느껴보자.
 
변옥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