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2021-01-10     이홍구
2016년 3월 12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시대의 본격적 개막을 알렸다. 하지만 그전부터 AI 로봇은 우리 삶에 깊숙히 들어와 있었다.

▶국회는 지난해 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등 일명 ‘데이터 3법’을 통과시켰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관련 제도정비를 통해 산업발전을 이루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AI 시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붕괴와 사회적 감시·통제 강화, 군사적 악용 등 유토피아론과 디스토피아론이 뒤엉켜 있는 것이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AI 챗봇 ‘이루다’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Z세대로 불리는 10∼20대는 애플의 ‘시리’(Siri) 같은 음성 AI와 달리 ‘진짜 사람’ 처럼 의사소통하는 ‘이루다’에 열광했다. 그러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20살 대학생으로 설정된 ‘이루다’를 ‘걸레’, ‘성노예’라고 부르며 성적 대상으로 취급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AI 시스템은 개발자의 의도와 달리 언제든지 악용될 수 있다. ‘터미네이터’의 스카이 넷 같은 특이점을 넘어선 ‘강한(Strong) AI’를 아직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AI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인류는 심각한 윤리적, 사회문화적 딜레마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안전하게 관리할 방법은 우리 스스로 윤리적인 기준을 정립하고 실천해나가는 것뿐이다.

이홍구 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