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한파

정영효 (논설위원)

2021-01-11     경남일보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매서운 한파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일년 중 가장 춥다는 소한(小寒·5일)을 기점으로 한파가 1주일 넘게 몰아치고 있다. 지난 7∼9일까지의 최악의 한파에 비해서 기온이 다소 올랐다고 하나 그 맹추위의 기세는 여전히 강하다.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최근 몇년 간 겨울철 날씨를 보면 우리나라 전형적인 겨울 날씨 현상인 삼한사온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삼한사온이란 ‘3일간 춥고 4일간 따뜻하다’는 날씨를 말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북동부 등 동부아시아에서 겨울철에 나타나는 날씨 주기의 특징이다. 계속되는 한파에 서민들은 올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서민 중에서 신체적·경제적 약자층의 걱정이 더 크다. 추위가 강할수록 더 힘들게 견뎌야 하는 계층이 이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까지 확산돼 서민경제마저 꽁꽁 얼었다. 서민들은 날씨와 경제 한파 이중고 속에서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내고 있다. 북극발 날씨 한파 보다 서민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이 경제 한파다.

▶경제 역시 따뜻했던 때가 하루도 없었다. 경제에도 삼한사온이 실종됐다. 계속된 경제 한파에 모두가 아사 상태다. 날씨 한파는 머지않아 물러나겠지만 경제 한파는 물러날 기미 조차 없다. 코로나로 인한 불안감·공포감에 경제난까지 겹쳐 몸도, 마음도 춥다. 올해 한파가 유난히 더 매섭다. 날씨도, 경제도 서민들에게 따뜻한 사온만 계속되는 날이 언제쯤이면 올까?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