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별의 순간

변옥윤 (논설위원)

2021-01-13     경남일보
‘모든 자연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일정한 원칙이 있다. 그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엮어진 책이 유교의 3경 중 하나인 주역이다. 사람과 우주의 모든 현상과 미래를 내다보려는 간절한 욕망이 8괘와 이를 세분한 64괘에 담겨 있다. 양과 음, 해와 달, 선과 악 등으로 나누는 2분법적 사고도 주역의 근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연초, 결정을 앞두고 주역에 바탕을 둔 역술의 도움을 받는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궁금증이다. 특히 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많이 찾아 유명한 역술가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만큼 선거는 치열한 탓에 돌발 변수가 당락에 영향을 미친다. 자질보다는 운세에 기대는 사람도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제1 야당의 대표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별의 순간’이 왔다며 그의 판단을 주목했다. 수많은 잠룡들을 제치고 지지도 순위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현실을 높이 평가한 듯하다. 윤 총장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추미애라는 귀인(貴人)을 만나 승승장구, 유력한 잠룡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2, 제3의 귀인들(?)도 그의 존재가치를 높이는데 앞장서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나라 주역의 대가 김석진 선생은 올 한해동안 우리나라는 곤궁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미래는 모르고 사는 것이 낫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총장이 ‘별의 순간’을 받아들여 곤궁한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오고 있다.
 
변옥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