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홈 가드닝

한중기 (논설위원)

2021-01-20     경남일보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홈 가드닝(가정원예)과 중정 주택이 인기다. 비대면 시대의 일상에 지친 마음을 식물로 달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식물이 전하는 힐링과 위로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는 본능의 작동이다. 집안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홈 가드닝이 일종의 테라피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반려식물이 코로나 블루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상품과 TV프로그램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의 지난 해 홈 가드닝 상품의 매출이 전년도 보다 20% 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반려동물보다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가고, 비용도 저렴한데다 실내 인테리어 효과에 정서적 안정까지 얻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사조다.

▶농촌진흥청이 2015~2017년 가드닝(텃밭)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참가자의 스트레스 지표가 참여 전보다 56.5%나 줄었다고 한다. 홈 가드닝이 코로나 블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실내 분위기 전환과 정서적 안정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심리학자 카플란은 자연이 주는 이런 효과를 ‘주의력 집중 회복이론’이라 했다.

▶인류에게는 ‘녹색갈증’이란 게 있다고 한다. 인간은 오랜 세월 동안 진화를 거치면서 최적의 생태적 공간을 좋아하는 유전자를 갖게 됐는데, 그 최적의 생태공간이 바로 녹색공간, 즉 숲이다. 주말 산으로, 들로 향하던 발길을 묶은 비대면 시대의 홈 가드닝 열풍이 반갑기 그지없다. 반려식물이 거칠어진 감성을 다스리는 진정제가 되었으면 한다.
 
한중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