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블랙아이스, 넘어질 듯 말 듯한 함정

안영걸 (진주경찰서 비봉지구대 경사)

2021-02-02     경남일보

최근 겨울이 오면 운전자들에게 가장 큰 이슈는 바로 ‘블랙아이스(Black Ice)’다.

실제 지난해 12월 28일 경북 영천시에서는 블랙아이스로 인해 13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2019년 12월 14일에도 상주~영천 고속도로에서 차량 44대 추돌하며 사상자 40여 명이 발생해 베테랑 운전자들에게도 충격과 공포로 다가왔다.

영어로 검은 얼음이라는 뜻의 ‘블랙아이스’는 눈, 비 등으로 도로 표면에 얇은 살얼음이 생긴 것을 뜻한다.

블랙아이스는 운전자의 시야에서 보면 아스팔트 색상인 검은색으로 보여 운전자는 단순히 도로가 젖어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블랙아이스 현상이 일어난 도로는 일반 도로보다 14배, 눈길보다 6배 정도 더 미끄러워 겨울철 교통사고의 주원인이 된다.

이러한 블랙아이스는 주로 겨울철 아침, 저녁 시간대에 터널 입구나 다리 위의 도로, 바람이 센 다리 위, 그늘이 져 있는 커브 길 등에서 자주 발견된다.

눈,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호숫가, 주변의 도로나 저수지, 해안도로, 통행량이 많지 않은 골목길 등에서 자주 형성된다.

또한 영상의 날씨에도 블랙아이스는 형성될 수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블랙아이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서행과 함께 급제동·급출발을 삼가야 한다.

빙판길에서의 제동거리는 일반 도로보다 4배 이상 길어지기 때문에 앞차와 안전거리를 평소보다 길게 확보해주어야 한다.

만약 블랙아이스 구간을 지나다 차가 미끄러졌다면, 핸들을 반대 방향이 아닌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틀면서 브레이크를 짧게 끊어 밟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끄러질 때 핸들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스핀(회전) 현상이 더 심해지고, 브레이크를 한 번에 길게 밟으면 오히려 제동 거리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덧 절반을 지나온 올겨울, 이제라도 우리 모두 ‘블랙아이스’라는 함정을 알고 대처하면서 가족과 함께 행복하고 안전한 겨울이 되기를 바란다.

안영걸 진주경찰서 비봉지구대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