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위생관리 업무 주체 놓고 교육현장 갈등

수질검사, 저수조청소, 교내방역 등 보건교사측 “학교시설관리에 해당” 교육노조는 “보건교사의 고유업무”

2021-02-09     임명진
경남 일선학교에서 수행하는 학교 환경위생 관리업무의 주체를 놓고 교육현장에서의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9일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학교 내 대표적인 환경위생업무인 △수질검사 △저수조 청소 △교내방역 소독 등의 업무를 두고 학교 구성원들 간에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도내 각급 학교와 기관에 근무하는 일반직 지방공무원들로 구성된 경남교육노조는 학교위생관리의 주체는 보건교사의 고유 직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날 “보건교사는 자신들의 고유 업무를 학교 행정실 등에 넘겨서는 안 된다”면서 담화문을 통해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보건교사측은 “해당 사항은 시설관리에 해당하는 업무로 학교시설관리 담당부서에서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건교사의 업무인 학생건강관리와 보건교육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교조와 보건교사노조는 당초 이날 도교육청에서 ‘경남단위학교 위생시설관리 업무 보건교사 집단 업무거부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협의 문제로 설 연휴 이후로 잠정 연기했다.

양측은 관련 법령의 근거와 해석에 있어서도 맞서고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들 문제의 근원이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 도내 일선학교들은 학교관리 책임자인 학교장의 권한으로 업무 분장을 해 왔는데, 이 때문에 각 학교마다 저수조 청소, 수질검사, 교내 방역 업무 등의 각 관리주체가 통일화가 되지 않고 상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책임은 학교장에게 있지만 그 일을 누가 해야 되느냐에 대한 부분이 오랜 시간 동안 명확히 되지 않아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작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경남교육노조, 보건교사 등이 참여한 협의회가 구성돼 올해부터 진주와 남해에서 관련 업무를 지역교육청에 이관하는 작업이 시행하려고 했으나 구체적인 세부내용에 있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