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50대 퇴직, ‘살아생전 장례식’

이수기 (논설위원)

2021-02-16     경남일보
40~50대에 갑자기 퇴직 후 별 소득이 없을 때는 노후가 비참해지는 사례가 많다. 40~50대는 자녀 교육비 부담에 고통을 받고, 50~60대는 노후준비 부족과 자녀들을 결혼시키고 나서는 손자·손녀 양육까지 떠안아야 하는 게 우리 퇴직자들의 삶이 된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퇴직한 부모가 자식으로부터 독립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당하는 사례도 흔하다.

▶나이 50대를 지천명(知天命)인 즉, 만물의 이치를 알게 되는 나이라는 뜻이다. 하나 우리 40~50대 상당수가 중도에 퇴직을 당할까 걱정이 많고, 늘 불안하다. 구조조정으로 40~50대 퇴직자 중에는 최후의 보루인 퇴직금으로 섣불리 창업을 했다 되레 돈도 날리고 건강까지 상한 경우도 있다.

▶40~50대 직장인들은 ‘삶의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대거 퇴직을 당한 직장도 있다. 최소 20년 이상 근무하다 퇴직을 당할 때는 연금을 받기 전까지 10여 년간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해야 한다. 경력으로 보면 ‘경제의 허리’지만 코로나19로 직장 휴·폐업,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으로 불가피한 결과다. 청년실업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40~50대 퇴직자 문제까지 크게 신경을 쓸 여력이 없어서일까 국가도 관심이 적다.

▶100세 시대를 맞으면서 노후에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돈, 건강, 행복이다. 특히 인생 2막을 잘 맞이하기 위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할 것은 돈이다. 오죽했으면 구조조정으로 40~50대에 퇴직을 당하면 ‘살아생전 장례식’이란 말도 한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