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2021-02-17     이은수

설 연휴도 지나고 신축년이 본격 시작됐다. 창원은 새해 벽두부터 ‘특례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창원시는 이달 들어 창원특례시의 성공적인 출범과 체계적인 대응을 위한 전담 기구인 ‘특례시 출범 준비단’ 사무실 현판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준비단은 특례시 추진 로드맵 계획 수립과 특례사무 발굴, 권한 확보를 위한 법령 개정 추진 등 특례시가 출범하기까지 전 진행 과정을 다루게 된다. 시의회 역시 창원특례시에 대해 의회 차원의 종합적인 논의와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15일 ‘창원 특례시의회 출범 준비단’을 발족하고 첫 회의를 가졌다. 특례시의 성공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특례 전담기구 설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7일에는 여의도에서 창원을 비롯한 수원, 고양과 용인 4개 대도시가 머리를 맞대어 시장, 시의회 의장, 국회의원 간담회를 갖고 특례시 권한 확보를 위한 의견수렴과 함께 행안부와 국회 등 대응방안을 집중 모색했다.

지방자치법 시행일은 내년 1월 13일로 320여 일 앞두고 있다. 창원시는 기초와는 차별화되고 광역시에 준하는 특례시 지위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명칭만 있고 실리가 없는 특례시는 유명무실하다. 빈껍데기 특례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100만 대도시 위상에 맞는 조직 및 인사, 재정, 자치분권 등에 공통된 특례와 함께 무엇보다 창원형 특례 발굴이 요구된다.

수원·용인·고양 등 수도권 대도시와 달리 3개시가 통합한 도농복합의 창원은 지역면적이 넓고 바다를 두고 있다. 도농복합, 해양항만 등 다양한 역사적, 지역적 특수성을 특례에 반영하는 것이 관건이다.

창원형 특례 관련,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항만 특례다. 진해신항은 12조가 넘는 사업비가 투입되는 국책사업으로 창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창원은 물론 경남의 신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다. 그간 신항개발의 모든 혜택은 부산에 편중됐다. 진해신항이라는 명칭과 창원특례시에 걸맞게 항만개발부터 관리까지 창원시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아야 한다. 항만건설과 일자리 고용에 있어 지역기업과 주민들이 우선 참여해 창원시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항만에 대한 특례조항이 꼭 들어가야 한다. 항만 분권 측면에서도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처럼 특례사항 발굴과 반영을 위해 관계 법령 등 제·개정 추진상황을 확인하는 등 치밀한 사전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창원은 한 때 ‘제조업의 메카’로 불리며 국가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탈 원전과 조선업 경기 침체 등으로 지역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구 데드크로스 시대, 젊은 층 유입이 감소하면서 인구는 날로 줄어 특례시 요건인 100만명 사수에도 비상이 걸렸으며, 특례시 유지를 위해서라도 생활권이 같은 인근 함안군과의 통합해야 한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창원은 특례시라는 전대미문의 가지 않은 길에 서 있다. 특례시 준비단이 출범하면서 창원시는 특례시가 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릴 준비를 마쳤다. 시민들 마음에는 특례시라는 매우 희망찬 그림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새해와 함께 특례시에 튼실한 알맹이를 채워가는 여정이 시작됐다. 미완의 특례시는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진다. 창원시 공무원들과 의원들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책임감과 소명 의식을 갖고 우보천리의 자세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기회는 잡는 사람의 몫이다. 충분히 준비된 자에게 반드시 기회는 오고, 호주머니의 송곳은 튀어 나오는 법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창원총국 취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