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호 수상태양광 구조체서 유리섬유 묻어나”

환경운동단체, 자재 표면 부식 환경오염 심각 주장 경화성 수지 FRP, 다이옥신 등 대기오염물질 발생 자외선 차단 도료·미세 플라스틱 등 합천호로 유입 수자공 “매년 45개 항목 위생안전검사 이상 없어”

2021-03-03     김상홍
합천호에 설치된 수상태양광이 심각한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3일 본보가 입수한 전북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보고서에는 ‘9년이 지난 현재 일부 합천호 수상태양광 FRP(섬유강화플라스틱)자재 표면이 최근 부식되면서 오염물질이 지속해서 배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태양광 시설 일부에서 눈으로 확인은 할 수 없지만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미세한 유리섬유가 만져지며 일부 그늘진 부분 플라스틱 표면은 색이 변하는 경년 변화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 보고서는 ‘경화성 수지인 FRP는 물질 재활용마저 불가능해 20년이 지나면 소각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을 비롯한 각종 유해 가스와 미세먼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FRP는 열경화성수지로서 재활용이 어렵고 매립하거나 소각으로만 처리할 수 있으나 사용시 미세 플라스틱을 발생시키며 소각시 다이옥신을 비롯한 유해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합천호에 지난 2012년 연구 목적의 수상태양광 1호기 100㎾를 처음 설치했으며 이어 2호기 500㎾급, 2013년에는 햇볕에 따라 태양광 모듈이 움직이는 수상태양광 3호기 100㎾를 잇따라 설치했다.

김재병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현재 합천호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FRP 구조물이 햇빛에 분쇄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고 말했다.

FRP 논란은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새만금 수상태양광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지난 2월 전북도의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새만금 재생에너지사업 민관협의회 민간위원들은 “9년이 경과한 합천댐 수상태양광 FRP 구조체는 자외선에 부식돼 유리섬유가 묻어나고 있다”면서 “이는 FRP구조체에 사용된 자외선 차단 도료와 플라스틱 자체가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해 합천호로 들어간다는 얘기이다”라고 밝혔다.

합천호에 총 767억원을 들여 수면 46만 7000㎡에 41㎿(메가와트)규모의 수상태양광이 준공될 예정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권영식 합천군의원은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아주 심각한 일”이라며 “기존의 수상태양광과 올해 준공될 수상태양광에 대해 합천군이나 군의회에서 철저한 조사를 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 사업 초창기부터 주민들은 환경 오염에 대한 불안감으로 강력하게 반대했다.

합천 ‘태양광 설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지난해 청와대 게시판에 ‘합천호를 보존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게시했다.

또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은 “환경오염 등이 검증되지 않아 주민 우려가 크다”면서 “길이 160m에 이르는 수상태양광 설비를 16개나 설치해 천혜의 경관을 품은 합천호를 망칠 것”이라고 설치를 반대했다.

하지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합천호 태양광 실증 단지에서 4차례에 걸쳐 진행한 모니터링 결과 태양광 발전 시설이 환경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바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그린에너지처 관계자는“합천호 수상 태양광에서 묻어난 먼지가 유리섬유인지 단순한 먼지인지 확인된건 없다”라며 “매년 45개 항목의 위생안전기준에 따라 검사했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상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