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무인점포, 편하기만 하신가요

안영걸 (진주경찰서 비봉지구대 경사)

2021-03-07     경남일보
전 세계는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로 인해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생활 속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편의점, 빨래방, 아이스크림 가게 등 비대면으로 영업이 가능한 업소가 급속도로 증가 추세에 있다.

일명 ‘ 무인점포 ’ 라고 칭하는 업소들, 과연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여 좋은 점만 있을까, 나의 대답은 ‘아니다’

지금부터 일선 지구대에 근무하는 경찰관으로서 무인점포의 실태를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약 1개월 전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지구대 관내 무인 빨래방에서 ‘청소년들이 모여 무슨 짓을 하는지 너무 시끄럽다’ 라는 신고를 받고 새벽 무렵 출동한 적 있다.

현장에 도착하니 청소년들은 새벽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삼삼오오 모여 친구들과 음료수, 과자 등을 놓고 바닥에 누워 노래를 부르는 등 소란행위를 하고 있었다.

선도차원에서 부모와 연락을 하여 귀가시키긴 했지만 신고 출동을 하고 돌아오는 순찰차 안에서 많은 걱정과 의문이 들었다.

만약 술, 담배 등으로부터 쉽게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이 무인점포 안에서 친구들과의 호기심과 장난 끝에 어떠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고 반면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현재 무인점포는 우리 생활 속에서 서서히 스며들어 없으면 안될 정도로 편리하지만 반면 범죄지가 될 수도 있고 범죄로부터 취약한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이 글을 통해 범죄의 사각지대에 있는 무인점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무인점포지만 업주가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취약 시간은 상주하며 관리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등 법과 제도적 측면이 하루 빨리 보강되었으면 한다.


안영걸 진주경찰서 비봉지구대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