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사람 잡는 세 치 혀

2021-03-23     경남일보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며, 혀는 곧 몸을 자르는 칼이다”의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라며 입 조심을 경계했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사람에게는 인품(人品)이 있고, 말에는 언품(言品)이 있기 때문이다.

▶‘치아위화(齒牙爲禍)’란 사자성어도 있다. “모든 화근이 입에서 시작된다”는 뜻일 게다. 입 조심, 말조심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선거가 다가오자 또 정치인들의 막말 행진과 비방전이 끊이지 않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 속담에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이 곱다” 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의미도 있다.

▶최근 정치행보를 재개한 ‘친문상왕’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가 선거에 “거의 이긴 것 같다”에서 그런지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검사가 아니라 깡패의 언어”로 맹비난했다. 과거도 상대당을 향해 토착왜구(土着倭寇)라 독설을 폈다.

▶막말 난무의 3류 선거는 정치 불신만 부추긴다.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상황에서 정책·비전·민생이 실종된 채 막말 발언이나 말실수로 자칫 자책골을 넣을까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해야 할 때다. 싸움·갈등, 분열의 원인도 말 때문이었다. 진짜 자나 깨나 말조심과 생각 조심을 해야 할 때이다. 지금은 너나 할 것 없이 입조심 말조심 할 때다. 세 치 혀가 사람을 잡아서는 안된다. 말조심 안하다 아차하면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