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도시의 숲

2021-03-31     한중기
엊그제 11년 만에 최악의 황사가 한반도를 덮쳤다.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네이멍구 고원지대서 발원해 미세먼지와 함께 전국을 강타한 황사는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더욱 옥죄는 형국이다.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로 이어지는 ‘잔인한 달’ 4월이 시작되었다. 수십 년 동안 되풀이되는 현상이지만 속수무책이다.

▶봄철은 이제 잿빛하늘이 일상화됐다. 기후 온난화 영향으로 대기정체가 심각해졌고 강우량은 줄어 미세먼지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2019년 스위스에서 발표된 세계 공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공기질이 OECD 국가 중 최악이고 세계에서 26번째로 심각하다. 특히 도시의 공기질은 인체에 해로울 정도인 ‘나쁨’ 수준이다.

▶도심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이유는 도시 숲의 절대적 부족도 한 몫 한다. 도시 인구가 전체 인구의 80%를 넘어섰지만 도시의 숲은 3만6,000㏊로 전체 숲 면적의 3.3%에 불과하다. 국민 1인당 생활권 도시 숲의 면적도 평균 8.7㎡다. 파리(18.1㎡) 상하이( 13㎡) 같은 세계의 주요 도시에 비해 턱 없이 낮다.

▶도시의 숲 가꾸기가 시급하다. 생활공간인 도시의 숲에 미래가 달렸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가장 친화적인 방법은 나무심기다. 산림청은 앞으로 30년 동안 ‘30억 그루 나무심기’를 통해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선포하고 나무심기에 국민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나와 미래세대를 위해 이번 주말 한그루의 나무를 심어보자./한중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