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기분장애 100만명 시대

2021-04-07     한중기
‘코로나 블루’가 만연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통계치가 나왔다. 건강보험공단이 그제 발표한 2016~2020년 기분장애 질환 진료현황에 따르면 기분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기분장애는 비정상적 기분이 장시간 지속되는 장애를 일컫는다. 우울증·조증·양극성 장애 등을 포함한다.

▶최근 5년간 기분장애 환자는 2016년 77만 8000명에서 지난해 101만 7000명으로 30.7%나 늘었다. 해마다 평균 7%씩 늘어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16.8%로 가장 많았고, 성별로는 여성이 66%로 남성 보다 두 배나 많았다.

▶기분장애 환자는 주로 50, 60대가 많은 노인성 질환이었지만 이제는 청춘의 질환이 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전체 환자 수는 57.5% 늘었지만, 20대는 189.4%나 급증했다. 20대 여성은 2016년 4만3749명에서 지난해 10만6752명으로 144% 늘었다. 10대 여성 증가율(102.4%)이 두 번째로 높았고, 20대 남성 증가율(83.2%)이 뒤를 이었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청춘이 많다는 것은 비극이다. 젊은 층의 불안·우울장애 빈도가 증가하는 것은 취업난에다 상대적 박탈감 등 사회적 요인에 따른 스트레스가 특히 젊은 층에 집중된다는 의미다. 더 우울한 것은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한중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