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운전 5030‘ 귀중한 생명 구하는 계기 되길

남해경찰서 경무계 순경 배재연

2021-04-20     경남일보
몇년 전 경찰 시험 준비를 위해 독서실 가는 주택가 이면 도로에서 과속으로 달려온 차량에 여자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당시 구급차보다 순찰차가 먼저 도착해 부모와 함께 여자 아이를 태우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후에 여자 아이가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 지금도 당시 현장에서 아이를 부등켜 안고 울부짖는 부모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러한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오는 17일부터 일반도로와 이면도로 속도를 각 50km, 30km로 줄이는,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전면 시행된다. 이는 교통사고율 감소와 보행자의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현재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 당 보행자 사망자수는 2.51명으로 OECD 평균이 1.0명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또 이런 사고의 92%가 도심부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감안해 도심부 제한 속도를 주간선도로 시속 50km 이하, 주택·상가 인접 이면도로 30km이하로 하향 조정하는 보행자 중심 교통 안전 정책이 마련됐다.

단순히 속도만 줄인 것처럼 보이나 10km/h 줄여도 제동거리가 25% 감소한다. 보행자와 60km/h 충격 시 사망가능성이 무려 85%이지만, 50km/h일 때에는 55%로 줄여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률을 30%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전 세계 47개국에서 시행과 서울, 부산 등 대도시 권에서 ‘안전속도 5030’ 정책 시범 운영 결과 교통사고 발생과 사망자가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인다’는 슬로건으로 시작하는 보행자 중심의 ‘교통안전 5030’ 정책의 효과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경찰, 지자체, 운전자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