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부스터 샷

2021-04-21     한중기
백신의 면역 효과를 강화하거나 효력을 연장하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추가로 접종하는 이른바 ‘부스터 샷’이 세계 방역 변수로 등장했다. 미국 정부가 자국민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실행은 안하지만 우리 같은 백신 후진국은 걱정이 태산이다.

▶미국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보강하기 위한 부스터 샷의 필요 여부에 대한 판단이 여름 끝날 때쯤이나 가을 초입에 내려질 것”이라고 했다. 화이자의 3상 임상 피험자 분석 결과 접종 6개월 후에도 91% 이상 예방효과를 유지한다고 발표했지만, 효능의 지속 정도를 연구한 결과가 아직 없다.

▶부스터 샷이 결정되면 이미 백신을 대량으로 확보해둔 미국은 3차 접종을 대비해 더 많은 물량을 비축하려 들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다. 영국 등 백신 주도권을 쥔 국가들은 지금도 자국민 접종을 우선시하는 ‘백신 이기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백신 디바이드(격차)’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형국이다.

▶우리 정부가 목표로 한 ‘11월 집단면역’은 더욱 요원해 보인다. 지난 2월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1차 접종률이 겨우 3%를 넘기고 있다. 인구대비 접종률이 세계 128개국 중 63위 수준이다. ‘K-방역’이라 자화자찬하다 뒤늦게 ‘백신 스와프’에 목을 매는 신세가 됐다. 그 많다던 백신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한중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