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지자체 ‘이건희 미술관’ 유치 경쟁 불붙어

박생광·이성자 유명작가 배출 진주시 “문화예술 균형 최적지”

2021-05-06     박철홍
‘이건희 미술관’ 건립에 부산, 수원 등 대도시들이 각자의 논리를 내세워 유치의사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도내 지자체들도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문화재와 미술품 2만 3000점을 국가 미술관 등에 기증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내에 새로운 전시공간을 만들거나, 아예 별도의 미술관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수장고(박물관 등에 작품이 보관되는 장소)가 부족해 새로운 미술관 건립 가능성이 높다.

6일 진주시는 ‘이건희 미술관’이 대한민국 문화 발전을 바라는 고인의 유지를 살리고, 문화예술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이 아닌 남부권, 그 중에서도 영호남을 아우르는 지역에 건립돼야 한다며 진주시가 최적지라고 밝혔다.

진주시 지수면은 기증자인 이 회장의 선친이자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유년 시절 다녔던 지수초등학교가 소재한 곳으로 이 회장과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또 진주는 ‘색채화의 거장이며 ‘한국의 피카소’란 별칭을 가진 박생광 화백과 ‘동녘의 여대사’로 프랑스 화단에 명성을 알린 이성자 화백 등 한국 현대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걸출한 작가를 배출한 곳이다.

향후 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진주관(수장고 포함)과 ‘이건희 미술관’이 유치되면 지역보존센터 역할, 미술관 옆 박물관 콘셉트으로 디지털 미디어와 전통회화(한국화, 서양화)가 융합된 미래형 미술관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조규일 시장은 “문화 혜택에서 소외된 지방에도 새로운 문화시설을 설치해 많은 국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문화민주주의를 실천해 달라는 게 기증자의 진정한 뜻”이라며 “위치적으로 남부권의 중심이며 영호남권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미술관 건립 시 많은 사람들이 문화 혜택을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증자인 이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승화시키고 유지를 실천할 수 있는 곳이 진주이다”며 유치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앞서 의령군도 지난 3일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의령군은 삼성전자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이 출생한 곳이다.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 생가가 있는 의령 정곡면 친가에 살며 할머니 손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일찌감치 이병철 생가가 있는 정곡면 일대를 역사와 문화가 있는 ‘부자 길’로 조성해 관광 명소화했다.

도내에서 가장 먼저 국립현대미술관 유치에 나선 창원시는 지난달 14일부터 범시민 서명운동에 벌이고 있다.

창원시는 바다와 접한 해양신도시 강점을 최대한 살려 중앙정부에 해양 환경에다 디자인을 가미한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