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국가숲길 1호

2021-05-12     한중기
기후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새롭게 조명 받는 영역이 숲이다. 지구의 허파역할을 하는 숲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탄소중립은 시대적 사명이 됐다. 미래세대까지 갈 것도 없이 현재 세대를 위한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숲관리가 곧 인류관리나 다름없다.

▶지리산둘레길을 포함해 대관령숲길, DMZ펀치볼둘레길, 백두대간트레일 등 4곳이 지난 5월 1일자로 ‘국가숲길 1호’로 지정됐다. 지리산둘레길은 경남 함양군·산청군·하동군,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등 3개도 5개시·군(20개 읍·면) 120여개 마을을 잇는 289㎞의 장거리 도보길이다. 대관령숲길, DMZ펀치볼둘레길, 백두대간 트레일은 모두 강원도 권역에 있다.

▶국가숲길은 산림생태·역사·문화적 가치가 높고 규모면에서도 국가적 관리가 필요한 숲길이다. 장차 국가숲길을 네트워크화해서 한반도 산림생태벨트를 구축하고 중요 산림지역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산림자원과 이용자가 공존하는 가치를 발굴하기 위한 첫 단추가 국가숲길 지정이다.

▶문제는 ‘국가숲길 1호’에 백두대간 마루금 등산로가 빠졌다는 점이다. 백두대간 등산로는 지리산-덕유산-속리산-태백산-설악산-진부령을 잇는 총 681㎞로 우리나라 중심 산줄기다. 백두대간을 빼놓고 ‘국가숲’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산림청과 국립공원공단의 관할구역을 둘러싼 부처 이기주의 때문이다. 나랏일이 이래서야 쓰겠나. /한중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