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볍게 오르기 좋은 ‘진주 장대산’

완만하고 평평한 등산로 가족단위 산행 안성맞춤

2021-05-25     경남일보
이번 달에는 혼자 또는 가족끼리 가볍게 산행하기 좋은 진주 장대산을 소개해 볼까 한다.

장대산은 정상 높이가 204m 밖에 되지 않고 대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한 숲길이 많아 물병 하나 들고 산책 겸 운동 삼아 걷기 좋은 곳이다.

진주시 장재동(진주시 진산로357번길 10)에 위치한 천주교 마산교구 장재동성당 인근에 주차를 하고 위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등산로 초입이다. 진주 사람들은 장재실이라고 부르는 마을이다.

장대산 산행코스는 장재동 성당을 출발해 체육쉼터→장대산 정상·장흥마을 갈림길→장대산(204.6m)→집현면사무소 북지재 갈림길→북지재→문수봉(드무실 큰골먼당·167m)→연꽃단지 →장재동 성당’으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다.

아스팔트길을 따라 오르면 장대산 등산로 푯말이 보인다. 5월 새소리가 귀를 간지럽히고 봄바람은 등산로 옆 대나무 숲을 춤추게 한다.

몇 분 정도 걸었을까. 이마에 땀방울이 맺힐 쯤 체육쉼터가 나온다. ‘해충 기피제 자동 분사기’가 보이며 그 옆에는 진주보건소에 붙인 ‘진드기 매개 감염병의 최선의 예방책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입니다’라는 현수막도 보인다.

반팔차림 이어서 기피제를 뿌리고 올라가야지 하고 작동버튼을 누르고 분사기의 손잡이를 당겼는데 기피제가 나오지 않는다. 몇 번을 다시 해봐도 나오지 않아 포기하고 다시 길을 재촉했다.

둘레길 같은 등산로를 따라 계속 걷다보니 장대산 정상과 장흥마을 갈림길이 나왔다. 장재실(장대성당)에서 갈림길까지 1.5㎞, 이곳에서 정상까지 남은 길이가 1.0㎞다.

오가는 사람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이 땅에서 사라지길 기원해 본다.

풀냄새, 나무향기를 맡으며 산책하듯 걷고 있으니 V(브이자 고개)가 나온다.

쉬지 않고 내려갔다 다시 올라갔다. 이제야 조금 운동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쉬엄쉬엄 걸으니 1시간 20분 정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204.6m라고 정상 표지막이 우리를 반겼다. 밋밋한 봉우리 탓에 정상인데 정상이 아닌 것 같았다. 정상에서 조금만 가면 ‘정자’가 보인다. 정자에서 막걸리 한통과 충무김밥을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정상에서 100m 정도 내려가니 갈림길이 나온다. 집현 현대아파트 0.9㎞, 장재실(장재성당) 2.8㎞로 표시돼 있다.

장재실 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가면 북지재로 내려간다. 북지재에 계속 내려가며 ‘드무실 큰골먼당’이라는 이름을 지닌 문수봉이 나온다.

문수봉 표지석에는 가수 남인수가 어렸을 적 이곳에서 가수의 꿈을 키우며 목청을 다듬었다고 기록돼 있었다. 남인수 묘소는 가지 않았다.

계속 내려오다 보면 마을과 연꽃단지가 보인다. 장대산 산행이 마무리됐다.

휴식 시간을 포함해서 대략 2시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짧지만 유쾌하고 즐거운 산행이었다.

한편 장대산(將臺山)은 옛날 천지가 개벽해 사방이 모두 물에 잠겼을 때 장대산도 꼭대기만 남았는데 이 모습이 제례를 지낼 때 술잔을 받치는 접시 모양의 그릇처럼 생겨 잔대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뒤 세월이 흐른 뒤에 왜적을 막기 위한 지휘소 역할을 하면서 장대산으로 부르게 됐다. 오래도록 전해 내려온 말로 집현면 내 고장 유래 중 ‘전설 및 설화’ 에 나온다.

/정구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