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끊임없는 진주문화원 내홍 사태

2021-06-16     경남일보
진주문화원이 또 다시 내홍에 휩싸였다. 오는 7월 10일 치러지는 진주문화원장 선거를 앞두고 원장에 출마한 후보 간 고소·고발이 이어지면서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진주문화원 이봉호 이사 및 회원 5명은 그제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길수 진주문화원장을 사문서 위조, 사기,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주장에 대해 김길수 현 원장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앞서 김 원장은 “지난해 10월 검찰에서 무혐의로 끝난 현 진주문화원장 관련 의혹을 회원들에게 마치 사실인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해 문화원장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이봉호 이사와 김일석 문화원장 후보 등 2명을 지난 5월께 경찰에 고발했다.

양측의 주장은 사법당국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지겠지만 진주문화원의 볼썽사나운 내홍 사태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못해 냉소적이다. 진주문화원의 원장 선거를 둘러싼 잡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 창달의 중심이 되어야 할 진주문화원이 20여 년 째 이전투구식 지역 분열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진주문화원의 극심한 갈등이 표면화된 것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진주문화원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규정을 둘러싼 논란으로 원장 선거가 무기한 연기되는가 하면 회원 간 알력이 극에 달하는 등 파국을 맞았다. 이후 진주문화원 사태는 부원장 제명사건, 법정 소송, 선거법 위반 논란 등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심지어 한 때는 한국문화원연합회로부터 제명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진주문화원의 불협화음과 내홍이 계속된다면, 더 이상 지역 문화의 구심점이 될 수 없다. 문화원이 지역문화의 거점이 아니라 특정 사조직이나 그들만의 이익집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더 이상 받지 않으려면 환골탈태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극단적인 분열을 조장하는 원장선출 방식은 물론 운영시스템 전반에 대한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진주문화원은 회원들만의 조직이 아니다. 진주시민의 모두의 문화원이라는 점을 잊지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