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인구지진

강동현 지역취재본부장

2021-06-27     강동현
우리나라 인구정책에 경고음이 울렸다. 통계청이 지난 23일 발표한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역대 4월 기준 올해 출생아 수가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인구 자연감소도 18개월째 이어졌다.

▶약 40년 뒤인 2060년쯤이면 국가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예측이 틀린 말이 아니다.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중심으로 인구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10년 내 한국에 ‘인구절벽’을 넘어 ‘인구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다.

▶‘인구지진’이란 영국의 작가이자 인구학자인 폴 월리스가 만든 용어로 고령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사회가 뿌리부터 뒤흔들리는 현상을 지진의 충격에 빗대 표현한 것이다. 인구 감소현상이 극에 달해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리히터규모 9.0의 지진이 일어난 것 같다는 의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특단의 대응이 없을 경우 2030~2040년부터 인구절벽에 따른 ‘인구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대한민국이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는 것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그동안 정부는 인구를 늘리기 위해 애를 낳으면 돈을 주는 정책을 펼쳐왔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서둘러 인구감소 충격을 줄이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지 모른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0년 밖에 없다.

강동현 지역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