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대통령 아들, 국민정서, 그리고 근신

정영효 논설위원

2021-06-28     경남일보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로부터 받는 지원금을 놓고 나라가 시끄럽다. 문예위 예술과기술융합지원사업에서 문씨는 ‘Augmented Shadow-빛을 쫓는 아이들’로 최대 지원금(6900만원)을 받는 대상자로 선정됐다.

▶문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지원금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사실을 직접 알리면서, “축하받아야 할 일이고 자랑해도 될 일입니다만 혹 그렇지 않게 여기실 분이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문씨는 절차상으로나, 법적으로나 아무런 문제가 없이 정당하게 받았으므로 논란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씨의 선정이 절차상,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민 정서는 호의적이지 않은 것 같다. 대통령의 아들, 그것도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신청했다는 사실에 시선이 곱지 않다. 자신 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더 힘들고, 어렵게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인들을 위해 스스로 근신(謹愼)했으면 더 좋았었을 것이라는 게 국민 정서다.

▶우리 선현들은 자기를 반성하고 자제하며, 말과 행동에 주의하며, 항상 스스로를 삼갔다. 근신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으며 살아왔던 것이다. 문씨는 페이스북에 “논란을 감수하고 지원금을 신청했다”고 했다. 논란이 일 것을 알았다는 뜻이다. 근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현직 대통령의 아들로서 문씨가 행동에 신중을 기하고, 주의하며, 삼가했으면 더 좋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