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입장차이

2021-07-04     정만석
친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회사직원과의 대화에서 본인의 입장만 생각하며 말하는 상대방에게 불쾌함 또는 서운함을 느낄때가 있다. 네가 내 입장이 되어봐라거나 혹은 입장바꿔 생각해봐, 역지사지로 생각해봐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까봐 입을 다물곤 한다.

▶입장차이가 있어 처지를 바꿔 생각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해한다는 언더스탠드(understand)라는 영어단어는 상대편 자리에 내려가 아래에 설 때 이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아래로 내려 서는 것이 쉬운일만은 아니다. 열린 감성, 소통 의지, 차이의 존중 등을 알아야만 실현될 수 있다.

▶우리사회 곳곳에 입장차이로 갈등하는 사례는 다반사다. 내년 최저임금 1만원을 놓고 치열하게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노동·경영계를 비롯해 정치권에서의 진보와 보수간 첨예한 입장차이, 세대간 갈등, 수술실 CCTV설치 여부를 놓고 펼쳐지고 있는 미묘한 찬반 입장차이 등 수없이 많다.

▶저울 눈금은 항상 0(제로)에 가 있어야 무게를 제대로 잴 수 있다. 선입견 없는 중용의 무게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 자신을 놓아본다는 것은 편치 않을뿐더러 쉽지도 않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다른 사람이나 집단과 만나면서 상대의 처지와 형편을 자신의 것으로 바꾸어 생각하는 미덕을 소중하게 여겨왔다. 그럴 때 세상은 대체로 태평성대를 누렸다.

정만석 창원총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