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돈, 권력, 명예 경쟁’ 숙명

2021-07-13     경남일보
어느 곳이든 경쟁이 없는 곳은 없다. 선거는 당선되면 한순간에 천당이 되고 떨어지면 지옥이 된다. 입시, 취업, 승진 등 경쟁이란 고생 끝에 성공을 해도 낙오되지 않으려면 또 다른 경쟁을 해야 하는 ‘무한경쟁 시대’다.

▶‘경쟁 없는 행복은 없다’란 말 같이 지위가 높을수록 심하다. 경쟁은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는 제로섬 게임이다. 개발독재시대는 폭압은 있었지만 열심히 일하면 빈곤에서 벗어나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성공신화’를 꿈꾸던 사회가 희망 없는 사회로 전락했다는 말도 한다.

▶부모를 잘 만나는가에 따라 인생의 ‘출발선’이 다른 사회가 됐다. 서민들을 더 서럽게 하는 것은 ‘능력’과 ‘실력’이 있어도 부모의 능력이 없으면 정당한 ‘공정경쟁’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인턴조차 권력의 줄을 잡고 채용되는 사회에서 힘없는 서민들은 경쟁의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 ‘개천의 용’도 불가해 금수저들을 부러워 한다. 25세 1급 비서관 ‘벼락출세’에 좌절이 크다.

▶세상이 어려울수록 살아남기 위한 ‘1등 강박’이 심하다. 코로나19로 젊은이들에게 현실은 너무 험하다. 입시지옥을 거쳐 대학에 들어가도 등록금 등 학비 부담이 가혹하고 졸업 후는 취업문을 뚫기 위한 ‘무한경쟁’이 기다린다. 인간은 ‘경쟁 생명체의 운명’이지만 ‘돈, 권력, 명예 경쟁’이 숙명이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