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퇴진에 여야 정치권 PK선점 방문 잇따라

2021-07-25     하승우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공모 혐의로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여야 유력인사들의 PK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인사인 김경수 전 지사가 대법원 유죄 판결로 정치권에서 멀어지자 내년 20대 대통령선거와 경남지사 선거 등 양대선거를 앞두고 PK지역 ‘정치 지형’에 큰 변동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이준석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낙연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대표가 잇달아 부산과 경남을 방문해 눈길을 끈다.

이들이 부산과 경남을 찾은 이유는 출렁이는 PK지역 민심을 끌어안고 표심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인 의도로 해석된다.

이준석 대표는 23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부산시 주요 현안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박형준 시장이 추진하는 일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시정운영에 힘을 실었다.

이는 지난 4월 서울과 부산의 보권선거에서 거둔 승리를 바탕으로 지역발전을 당 차원에서 지원함으로서 내년 대선승리를 챙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가덕신공항 건립 예정 부지를 비롯해 북항, BIFC 금융단지 등 부산의 주요 현안에 대해 중장기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또 가덕도 신공항 현장을 방문해 “가덕도 신공항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면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도 우리 당이 앞장서서 입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부산으로 향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것과 관련짓는 모습이다.

대선을 앞두고 김 전 지사에 대한 대법원 유죄 판결로 여권에서 이탈한 PK 민심을 국민의힘으로 끌어오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낙연 후보는 지난 21일 김 전 지사가 실형을 받은 하루만인 22일과 23일 부산과 경남을 찾았다. 22일에는 부산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 지사의 대법원 판결에)안타깝다”며 “김 지사가 못다 이룬 꿈을 완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날 경남도청 기자실을 방문한 이 후보는 “김 전 지사의 대법원판결에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며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댓글 조작 등) 그런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없었고, 김 전 지사의 진실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김 전 지사를 직접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경남 방문은 김 전 지사를 옹호하고 친문 세력을 안는 동시에 대권 후보로서 적극적인 행보를 다지기 위한 정치적 행동으로 읽힌다.

이 후보는 이날 하병필 지사 권한대행과 만나 “도정 공백이 없도록 일을 잘해달라고 부탁하고 도의회와 협력해 도민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애써달라고 당부했다.

이밖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3일 자신의 지지모임인 영남권 내일포럼 초청으로 부산을 방문해 “이번 대선 이슈는 ‘국가 균형발전’”이라고 강조하면서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하승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