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새삼스런 일이어야

2021-07-28     경남일보
남북을 잇는 직통연락선이 복원되었다. 지난해 6월 대북 강경진영과 탈북자를 중심으로 전개한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여 북이 끊은 지 400여일 만이다.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대통령은 여러 차례 김정은과 친서를 교환하면서 그동안 경색된 남북관계 회복문제를 두고 소통해 왔다고 한다. 대통령과 김정은은 남북간에 하루속히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전진시켜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대북 핫-라인의 한 주축인 통신연락선 복원이 6·25 정전협정 68주년이 되는 날에 이루어진 사실에 의미를 두는 외신도 있다.

퍽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지금까지 보여온 북한의 관행적 기만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음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역대 정권을 거치면서 남북관계 진전과 교착이 반복되어 왔다. 지금이 그 종착으로 볼 수 없지만 괄목할 경지를 갖지 못한 현실을 도외하기 힘들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에 최상, 제일의 정책기조를 취했던 지금 정부의 노력과 정성에 비하면 김정은체제 북한정권의 상대적 대응은 매우 실망스럽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배신감을 가질 수 있는 만행도 없지 않다. 지난해 통신연락선의 일방적 폐쇄 이후만 해도 그렇다. 우리돈으로 지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쇼하듯 폭파시키고, 서해해상에서 대한민국 공무원을 사살하기도 했으며, 우리 대통령을 짐승에 비유하면서 조롱하는데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다.

기대를 동반한 더 진중한 관찰이 필요하다. 더욱이 지금은 이전과 다른 정권의 말기에 있다. 지금까지 보여온 북한 조치의 전례를 되짚으면 특별하고도 새로운 제안이 오갈 만한 시의가 아니다. 설령 전에 없던 기발한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밀어부칠 동력이 충만해 있지 않다. 오로지 미국 중심의 대북제재 완화, 핵만을 수단으로 유리한 국면을 유인하고자 하는 북한정권의 저의가 없는지도 살필 필요가 있다. 통신연락선 복원이 불씨되어 한반도 비핵화의 원대한 염원이 실현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