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포데믹시대, 똑똑한 예비맘 되기

홍진환 (부산식약청장)

2021-07-28     경남일보

 

‘팥이나 녹두를 먹으면 자궁이 수축돼 조산의 위험이 있다’ 또는 ‘닭을 먹으면 아기가 닭살이 되고 오리를 먹으면 손발이 붙어서 나온다’라는 등 ‘예비맘들이 먹지 말아야할 음식 리스트’가 SNS나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되고 있지만 근거 없는 속설들이 다수 있다. 팥에는 임산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단백질이 풍부하며, 녹두도 소화와 흡수를 돕는 식품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임산부의 영양 섭취를 도울 수 있다. 닭이나 오리에는 단백질이 풍부하여 임산부에게 오히려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비맘이 음식을 가려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속설들을 정설로 믿고 따라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이 인터넷 등에서는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아 예비맘들에게 음식 섭취에 대한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똑똑한 예비맘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영양소가 무엇이며 어떻게 먹어야할까? 먼저 엽산을 섭취해야 한다. 엽산은 비타민 B군중의 하나로 태아의 척수, 뇌, 두개골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이다. 임신 초기 엽산이 결핍되면 심장기형 등 태아의 척추와 신경계에 선천적인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임신 중 엽산의 권장섭취량은 1일 620㎍으로 엽산이 풍부한 식품과 함께 엽산 보충제를 먹을 것을 권장한다. 엽산이 풍부한 식품에는 시금치, 참외, 딸기, 달걀, 대두 등이 있다.

철도 많이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다. 철은 혈액의 성분으로 산소 운반에 꼭 필요한 무기질이며, 임신 기간 동안 태아의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임산부의 철 권장섭취량은 1일 24mg으로 임신 전보다 약 1.7배의 철이 필요하다. 식품으로 섭취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철분 보충제 섭취를 권장한다. 철이 풍부한 식품은 소고기, 닭고기, 생선, 굴, 깻잎, 시금치 등이 있다. 예비맘과 건강한 태아를 위해 엽산, 철과 더불어 충분한 영양과 열량 섭취를 위해 골고루 잘 먹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방해하는 것이 있다. 메스꺼움과 구토를 동반하는 입덧이다. 입덧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극적이거나 향이 강한 음식은 임산부의 위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물과 차를 자주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을 먹지 않는다면 입덧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따뜻한 보리차나 레몬차, 오미자차, 생강차 등을 마시는 것이 좋다. 식사를 거르는 것은 좋지 않다. 신체에 영양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위에 약간의 음식이 있는 것은 속을 편안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조금씩 자주 먹고 오래 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임산부는 충분한 영양섭취도 중요하지만 식품 위생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만약 식중독에라도 걸리면 태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날 것, 덜 익힌 육류 및 가금류를 먹어서는 안 된다. 날 것 또는 덜 익힌 식품은 기생충 및 식중독에 쉽게 노출될 수 있으며 소화 장애를 유발한다. 임신 중에는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새싹채소 및 무순도 피하는 것이 좋다.

‘확증편향’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이다. 똑똑한 예비맘이 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SNS나 인터넷에 떠도는 임산부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www.foodsafetykorea.go.kr) ‘건강·영양→생애주기별정보→임신·수유부’에서 관련 정보를 얻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