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8월 6일 박진아 개인전 '휴먼라이트'

2021-08-02     박성민
국제갤러리는 8월 6일부터 9월 12일까지 부산점에서 박진아 작가의 개인전 ‘휴먼라이트’(Human Lights)를 개최한다.

박진아는 스냅 사진을 활용해 우리의 일상 속 장면들을 포착한 후 이를 재구성해 캔버스에 옮기는 방식의 작업을 진행해왔다. 예컨대 전시 설치 현장의 다양한 움직임, 공연 무대의 준비 모습, 밤 시간이 품은 다채로운 표정 등을 그리는데, 이로써 회화라는 플랫폼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지나가는 평범한 순간들을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국제갤러리와의 첫 전시인 휴먼라이트에서 역시 작가는 카메라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며 자신의 회화적, 화가적 시각을 계발 및 발휘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박진아는 카메라를 활용해 연출되지 않은 일상의 순간들을 포착한다. 어떤 의미로든 결정적이지 않은, 흐르는 시간 속의 우연한 유동적 순간을 카메라로 기록한다. 이때 누군가의 특징적인 표정이 박제되기도 하고, 어정쩡한 자세가 포착되기도 하며, 정작 그 순간에는 그 자리에 있는지도 몰랐던 사람이 찍혀 있기도 한다. 즉 사진은 사진이 아니었다면 놓치고 말았을 것들을 보고 인식하게 해주는, 박진아만의 세상을 관찰하는 안경이다. 박진아의 작업에서 사진의 기능은 딱 그 지점, ‘전환의 상태’에 놓인 이미지를 포착하고 기록하는 데에 그친다.

‘회화는 이미지이자 물질’이라고 간결하게 회화를 규정하는 작가는 회화의 고유한 물질성에 집중한다.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화면과의 물리적 접촉을 거듭하는 과정에 주목하는 만큼, 카메라가 포착한 우연의 찰나가 캔버스 위에서는 상당한 시간에 걸쳐 구축된다. 무심코 지나칠 뻔한 찰나의 순간이 새로운 물질성과 시간성을 입게 되는 것이다. 한 인물이 여러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한 인물이 한 작품에 여러 번 등장하기도 하는 등 여러 장의 사진을 조합해 하나의 구도로 만들어 담는 박진아의 그림은 시차가 있는 사진들을 자신만의 회화적, 화가적 시점으로 재조합한 결과물이다.

박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