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지 표시 15세기 왕실 분청사기 '합천 장흥고'

국립고궁박물관 ‘이달의 유물’ 15세기 조선 왕실 납품 도자기

2021-08-04     김상홍
국립고궁박물관이 ‘8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합천 장흥고’ 명문(銘文)이 있는 ‘명문 분청사기 대접’을 선정해 이 유물에 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선시대 왕실 유물을 소장·연구하는 국립고궁박물관에는 높이 7.5㎝, 위쪽 지름 18.3㎝, 바닥 지름 6.5㎝인 분청사기가 있다. 이 유물은 2010년 합천 삼가면의 가마터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5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는 도장을 눌러 홈을 파고, 그 안에 흰색 흙을 채우는 인화(印花) 기법으로 무늬를 새겼다. 꽃무늬와 점이 조화를 이루는데, 바깥쪽에 있는 ‘합천’(陜川)과 ‘장흥고’(長興庫)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국립고궁박물관측에 따르면 ‘분청사기대접’은 경남 합천에서 제작됐고, 장흥고는 왕실 용품을 조달하고 관리하는 관청이기에 ‘궁중에서 사용한 그릇’이다. 요즘으로 치면 일종의 ‘생산지 실명제’ 격이다. 고려말 조선초기 합천 삼가지역 가마터에는 ‘장흥고’, ‘합천,’ 혹은 ‘삼가’라는 명문이 새겨진 도자기가 출토된다.

조선 제3대 임금인 태종은 1417년 국가에 세금으로 바치는 도자기에 납품처를 적으라고 지시했다. 궁궐 내 그릇이 사라지거나 도난당하는 일을 막기 위한 조처였다. 또 생산지 명칭을 적도록 한 데에는 그릇 상태와 품질을 감독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이처럼 도자기에 지역명과 관청 이름을 남기는 방식은 15세기 유물에 자주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김상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