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행복

임우택 (전 SK증권 상무이사)

2021-08-05     경남일보


어린 시절 나는 행복이 곧 모든 것을 성취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갖고 싶은 것도 가지고 가고 싶다는데도 맘대로 가고 벌고 싶은 돈도 벌고. 이러한 욕망들이 성취되면 그 자체로서 곧 행복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중년이 되면서 행복의 선행조건들이 더 부각되는 일들이 생겨났다.

몇 년 전쯤의 일이다. 부산서 근무할 때 한 여름 밤 해운대 해수욕장의 시작인 동백섬 조선비치호텔에서 시작해서 저 끝쯤 미포선착장까지 더위도 식힐 겸 걸어가고 있을 때였다. 청년 몇 명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호기심에 가까이 가보았더니 해운대 모 교회의 청년회에서 나와서 주위에 사람들에게 스티커를 나눠주고서 자기가 생각하는 곳에 붙여달라는 것이었다. 내용은 ‘무엇이 충족되면 가장 행복 한가’에 대해 견해를 묻는 것이었다. 세부항목으로 ‘돈’, ‘건강’, ‘가족’ 3가지 내용이었다. 나는 한참을 고민한 후 한곳에 스티커를 붙였다.

우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위의 3가지 범위 내에서 중요도가 정해지리라고 생각을 해본다. 즉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건강을, 가난한 사람은 돈을, 가정이 순탄치 못한 사람은 가정의 중요성을 행복의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이다.

행복순위에서 ‘돈’이 압도적으로 많았기에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지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는 흔히 돈을 벌려면 적게 쓰고, 많이 저축하는 절약을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필요조건일지는 몰라도 절대적으로 충분조건은 아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남들이 해달라는 일을 하면 돈을 벌고 내가하고 싶은 일을 하면 돈을 쓴다’는 것이다. 가수가 공연을 가면 출연료를 받지만 친구들이랑 놀러 노래방에 가면 자기 돈을 써야 되는 것, 그리고 조직생활을 하면서 상사가 일을 많이 시켜 긍정적 마인드로 열심히 하다보면 개인의 능력이 향상되고 좋은 평판으로 먼저 승진을 하게 돼 급여가 많아져 돈을 더 많이 벌게 될 것이다.

결국 행복이란 돈, 건강, 가족 등의 중요한 일들이 다 이뤄졌다고 할지라도 그 성취감은 아주 잠깐의 만족으로 지나가 버리고 결국은 늘 허무감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고로 행복이란 행복한 일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느낄 줄 아는 마음의 여유가 행복을 만들어 준다는 생각을 가져야한다. 그리고 행복이 찾아왔을 때 1분 1초라도 행복을 많이 느낄 줄 아는 여유를 찾는 지혜가 필요할거라 생각해본다.

임우택 (전 SK증권 상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