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여름방학

허미선 (시인·교사)

2021-08-09     경남일보

 

매미가 우는 계절이다. 드디어 때가 되었다고 매미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최선을 다하여 운다. 아이들은 마침내 방학이다 하고 자유를 외치며 가정으로 돌아갔다. 아이들도 매미처럼 맘껏 노래할까 궁금하다.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압박감을 훌훌 털고 자유로웠으면 좋겠다. 뒹굴뒹굴 아이 냄새 맘껏 풍기며 여유를 누렸으면 좋겠다.

방학은 학습의 장을 확대해서 이루어지는 배움의 기회를 준다. 해마다 여름방학이면 진주문인협회에서 청소년 문예창작교실을 열어 아이들에게 문학적 감수성을 심어주고 창작의 씨앗을 심고 있다. 올해는 7월 28일에서 8월 3일 5일간 초전초등학교와 장재초등학교에서 동시에 이루어졌다. 시 창작에서 비롯하여 우리 시조 창작, 논술, 수필, 동화구연, 시 낭송 등을 배우게 되는 데 신청자 모두 스스로 선택하여 참여했기에 더 즐겁고 의욕이 넘쳤던 것 같다. 한더위였지만 대부분 결석하지 않고 끝까지 참여했으며, 분야별로 강의하시는 강사님들 모습도 열의가 넘쳤다. 방학이라 교과와 상관없이 지역 인사와 연계하여 다양한 배움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외에도 영어캠프와 스포츠클럽, 방과후학교 등 다채로운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정에서는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실습의 장이 될 것이다. 가족끼리 무더운 여름을 보내며 알콩달콩, 티격태격 모난 부분을 깎아 내기도 하고 끌어안기도 하는 방법을 터득하며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오감으로 체득하는 여행을 할지도 모르겠다.

놀이와 신체활동으로 즐기며 배우길 좋아하는 아이들 특성에 맞게 방학은 함께 사는 법을 배우기에 참 좋은 기회다. ‘연민’과 ‘안쓰러움’이 사랑의 방법임에도 ‘오지랖’이나 ‘ 투머치(Too Much)’로 취급하며 간섭으로 여기는 요즘이지만 아이들은 ‘연민’이나 ‘안쓰러움’을 알며 둥글둥글 자랐으면 좋겠다. 허미선 시인·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