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역대 대통령의 사저로 하산길

2021-08-10     경남일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후 사정을 남용한 제왕적 역대 대통령 거의가 하산(下山)길이 험난했거나 퇴임 후 검찰, 특검, 국회의 조사 대상이 됐다. 국민적 존경을 받은 전직 대통령이 거의 없는 게 안타깝다. 일부 대통령의 하산길은 초라하다 못해 황량했다.

▶오만, 독선이 몰락을 재촉한 요인이 되었다. 거의가 반대세력인 야당을 인정치 않으려 했다. 법과 제도의 정비보다는 인치와 표적사정으로 반대세력을 제거하는 데 급급하다 보니 취임 때 환호와 열광이 임기말이 되면 어느새 식고 싸늘한 질책만 남았다. 전직 대통령 2명이 감옥에 있다.

▶권력은 인간이 만들어 내고, 인간이 권력을 부린다. 모두 같은 인생을 살면서 자신이 남보다 잘났고, 위대하다고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 권력이다. ‘나는 새도 떨어뜨렸던’ 전직 대통령이 한순간 새 대통령에 의해 역사의 심판을 받는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비리에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대통령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과 경륜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의 임기말이 가까워지면 “매일 권력 누수가 둑 무너지는 것 같은 현상을 느낄 수 있다”한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소용없다. 정치적 보복의 악순환속에 물러나는 대통령의 가장 든든한 방패는 권력 재창출이다. 임기말의 레임덕은 어쩔 수 없지만 최대 과제는 대통령이 무사히 사저로 돌아가는 순탄한 하산길을 닦는 것이다. 이수기·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