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힘 도당 공공기관 창원 유치 발표 철회해야

2021-08-18     경남일보
국민의힘 경남도당이 지난 16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창원지역 모든 기관이 협력해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이 반드시 창원특례시에 유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이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해 있는데 경남의 대표 정당이랄 수 있는 국민의힘 도당이 도내 지자체 간 갈등을 촉발시킬 수 있는 불씨를 던진 꼴이다.

도지사 직속으로 ‘혁신도시 2단계 발전추진단’이란 전담조직을 구성해 도내 각 시군과 도민 정당 사회단체 간 여론을 수렴하고 있는 마당에 느닷없이 창원 유치를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더욱이 “진주에 LH 본사 등 11개 기관을 비롯해 울산에 9개, 부산에 13개 기관이 이전했지만, 창원만 혁신도시 체제에서 소외됐다”는 주장을 펼쳐 과연 경남도당이 맞는지 눈을 의심케 하고 있다. 창원시가 지난달 전국 비수도권 8개 도시와 공동으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촉구하는 광고를 서울에 게재하면서 가뜩이나 창원을 제외한 도내 다른 지자체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도당의 창원유치 발표는 지자체 간 갈등의 골을 더하게 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경남의 수부도시에다 특례시 지위까지 가진 창원시장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 빼앗긴 정당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도당은 도당답게 처신해야 옳다.

국민의힘 도당의 발표는 서부권의 소외감을 부추기고 경남에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의견 수렴이나 공론화 과정이 전혀 없고, 아무런 공감대가 없는 일방적인 의견을 공식 입장으로 발표한다는 것은 명분과 절차 어느 면에서도 그 정당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김재경 전 의원은 지적에 공감한다. 공공기관 2차 이전문제는 국토균형발전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사업으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따라서 기왕에 구성된 도지사 직속 ‘혁신도시 2단계 발전추진단’을 통해 도내 각 지자체의 여론을 수렴해 유치활동을 추진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 국민의힘 도당의 창원유치 발표는 철회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