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31] 삶이 되었다(강미정 시인)

2021-08-19     경남일보


피하지 않고

가시철조망을 온몸으로 끌어안은 나무,



온 마음으로 가시철조망을 끌어안았을 때

삶이 되었다

생생한 숨결이 되었다 우리도,

-강미정 시인의 ‘삶이 되었다’

 


화수목금토 오행 중 목만 유일한 생물이다. 환경의 갖은 악조건 속에서도 나무는 하늘을 향해 자란다. 나고 자란 그 자리에 부동한 채로 환경의 온갖 풍상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나무의 형상이 각기 다른 이유이다.

사람은 나무처럼 살아내기가 쉽지 않다. 사람은 나무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생장하는 것들의 생존 방식과 의미는 같다. 생명을 죽이지 않고 살게 하며, 서로 생하는 것에 가치를 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무가 인간이 지향하는 상승 의지의 표상인 이유이기도 하다.

나무 닮은 삶을 살아낸 시속 숨은 나의 위대함의 울림이 크다. 너와 내가 삶의 고초를 겪어낸 후 ‘우리’를 이루어 낸 위버멘쉬다.(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