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 갈등 한달간 봉합…여야 27일 본회의 상정 합의

‘8인 협의체’ 꾸려 추가 협의…문대통령 침묵 깨고 “환영한다”

2021-08-31     이홍구
여야가 언론중재법 협상을 타결하며 일단 파국은 면했다. 하지만 갈등을 봉합하는 ‘일단 멈춤’ 수준에서 최종합의를 도출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여야는 31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9월 27일로 미루고 8인 협의체를 꾸려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법안을 둘러싼 양당 간 이견이 워낙 큰 데다 야권은 물론이고 당사자인 언론계의 반발이 거세 최종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9월부터 대선정국이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미봉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이와 같은 합의서에 서명했다. 언론중재법의 본회의 상정을 한 달 미루는 대신에 9월 26일을 활동 기한으로 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법안 내용을 협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협의체는 양당 의원 각 2명과 각자 추천한 언론계 및 관계 전문가 2명씩 총 8명으로 구성된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박 의장 주재 회동에서 이같은 내용에 잠정 합의했고, 이후 각각 의원 추인 절차를 거쳤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합의안을 추인했다. 국민의힘도 의원들을 대상으로 ‘긴급현안 보고’를 소집해 합의안을 “사실상 추인했다”고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합의에 따라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뺀 다른 법안 처리 및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를 진행했다. 또 이른 시일 내에 협의체를 구성해 법안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징벌적손해배상제를 둘러싼 여야 인식의 간극이 여전히 커 협의체 구성과 논의 과정도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여야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추가 검토를 위해 숙성의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둥이다. 국민의 알권리와 함께 특별히 보호받아야 한다”며 “따라서 관련 법률이나 제도는 남용의 우려가 없도록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른 한편으로는 악의적인 허위 보도나 가짜 뉴스로 인한 피해자 보호도 매우 중요하다”며 “신속하게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고, 피해자들이 정신적·물질적·사회적 피해로부터 완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언론의 각별한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언론중재법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