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공기관 2차 이전, 당장 실행되어야 한다

2021-09-06     경남일보
“공공기관 2차 이전은 반드시 해야하는 과제다”. “향후 신설 공공기관은 원칙적으로 수도권 이외 지역에 위치하도록 법령을 개선해야 한다”. “사람 많은 곳에 지어야 경제성 있다는 것은 ‘낡은 생각’이다”.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일 열린 균형발전정책 기자간담회에서 강조했던 발언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국가균형발전에 대해서 김 위원장의 생각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더 심하게 말하면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추진 의지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임기가 채 9개월 밖에 남지 않은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가 가시적으로 체감할 수 있게 이뤄낸 균형발전 성과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균형발전을 하겠다는 말만 앞세웠을 뿐, 실행은 제대로 하지 않은 정권이라는 것이다. 수차례 약속했던 공공기관 2차 이전은 물론 국가기관을 처음 설립할 때 입지를 지역으로 결정한다는 법안도 지지부진이다. 특히 이건희미술관 건립지를 서울로 결정한 것은 현 정권이 국가균형발전 추진의지가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낸 표징이다. 현 정부들어 수도권 집중화가 오히려 더 심화된 상황이 그 증거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에 있어서는 문재인 정권은 이미 양치기소년이다. 문재인 정권 출범 전에도, 선거 때 마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몰라라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정치적으로 필요할 때 이용만 당한 후 폐기처분된 것이다. 균발위가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청와대에 보고한 때가 1년 전이다. 지금까지 실행될 기미가 없다. 대선이 다가 오자 또 정권 실세들이 앞다투어 공공기관 2차 이전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염치가 없다. 수차례에 걸친 약속을 지키지도 않다가 또 하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이 뻔뻔스럽기까지 하다.

내년에는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있다. 공공기관 2차 이전, 신설 공공기관의 지방설립 법안 등 국가균형발전과 관련된 사안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용하는 대상물이 아니다. 국가의 미래 비전을 생각하면 공공기관 2차 이전은 당장 실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