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심 속 남강·영천강변의 수달

2021-09-16     경남일보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30호 수달(水獺)이 최근 들어 진주 남강변에서 잇따라 목격되고 있다는 보도다. 지난달 27일 이른 아침 진주 평거동 지역 남강가에서 헤엄치고 노는 수달 사진이 신문사에 제보돼 오더니 이달에도 비슷한 곳에서 또 보았다는 제보가 있었다. 여기에다 엊그제는 혁신도시를 질러 흐르는 영천강에서 또 다시 수달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도심지 속 강에서 수달이 잇따라 눈에 띄는 것은 대단히 반갑고 기분 좋은 일이다. 남강과 혁신도시 영천강 일대 하천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뜻이겠기 때문이다.

흔히 ‘1급수에서만 논다’고 알려진 수달은 수환경의 건강도를 평가하는 지표종(指標種)이다. 하천의 수생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균형 있게 조절해 주는 핵심종 역할도 한다. 물 속에서 사냥을 매우 잘하여 수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불릴 정도다. 사냥한 물고기를 너럭 바위에 마치 젯상 차리듯 가지런히 널어두는 특유의 생태 때문에 예로부터 사람들의 눈길과 귀염을 받아온 동물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수생태계의 토종 어족 보호에도 도움이 되는 동물이란 찬사도 받는다.

수달은 대개 20㎝ 이상의 큰 물고기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한번의 사냥으로 충분히 배를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수달은 덩치가 큰 블루길 배스 같은 외래어종을 많이 잡아먹게 된다. 남강이나 영천에 토종의 큰 물고기가 없지 않지만 외래어종에 비해 작은 고기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토종 어류 서식에 위협이 되고 있는 생태계 교란 외래어종이 수달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토종 생태계 보전에도 큰 몫을 하는 수달인 것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일찍이 강가 사람들이 좋아하고 귀여워했을 것이다. 진주시가 수달을 형상화한 관광캐릭터 ‘하모’도 이런 이유에서 개발했을 것이다. 그런 수달이 진주 시민들의 생활 주변에서 자주 발견되는 것은 개체수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리라. 그것은 동시에 지역민들이 살고 있는 곳의 자연환경이 깨끗하다는 지표이기도 한 것 같아 기분 좋은 일이라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