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종인 막판 ‘밀당’ 진행중

尹 “기다리겠다 하지 않았나”…영입의지 변함없어 金, 할 이야기 없다지만, 2~3일내 입장 ‘여지’ 남겨 ‘김병준 거취’가 변수…‘끌려다니는’ 리더십 우려도

2021-11-24     이홍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24일 선대위 합류를 놓고 막판 ‘밀당’을 벌이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뜻에는 변함이 없나’라는 취지의 기자 질문에 “제가 기다리겠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답했다.

권 사무총장은 비슷한 시각 김 전 비대위원장을 그의 사무실에서 20여 분 간 면담한 뒤 나와 기자들에게 “후보님의 뜻을 잘 말씀드렸고, (김 전 위원장이) 생각을 조금 더 해보시겠다는 취지로 저는 이해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역할을 해달라는 후보님의 말씀을 전달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보시겠다고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권 사무총장은 김 전 위원장 영입을 위해 이미 임명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보직을 조정할 가능성과 관련, “최고위에서 통과가 됐기 때문에 그걸 번복할 방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런 상태에서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와주십사 (김 전 위원장에게) 부탁 말씀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2∼3일 사이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이미 다 이야기해서 할 이야기가 없다”고 답하며 발언을 아꼈다. 그는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역할을 조정하면 합류할 의사가 있느냐’, ‘윤 후보와 계속 소통하고 있느냐’ 등의 질문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오전 취재진과 만나 “내 일상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선대위 합류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오후에는 “2∼3일 사이에 내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여지를 남겨뒀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비대위원장이 선대위 합류를 보류한 것은 김병준 전 위원장의 보직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사무실을 방문한 한 야권 인사에게도 “윤 후보가 김병준을 내세워 나를 견제하려고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병준 전 위원장의 용퇴를 기대하는 발언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윤 후보측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 계속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일 경우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한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요구를 사실상 윤 후보의 인사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 윤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장제원 목을 내놨더니 이제는 김병준 목도 내놓으라는 식”이라며 “윤 후보가 ‘김종인 빼고 간다’고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결국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에 대해 “저는 200% 확신한다”며 “이번 주 내에 결론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