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사업방향 상실한 통영죽림종합문화센터

대공연장·해상수영훈련장 등 특징적 2개 시설 사라져 명칭도 ‘체육청소년센터’로 변경해 주민 불만

2021-11-24     손명수
통영시 죽림종합문화센터가 사업 초기 국내 최초 야외 해상수영훈련장, 2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가장 특징적인 공간으로 자랑했지만 완공 시 흔적조차 없어져 당초 사업방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다가 죽림종합문화센터로 출발된 사업이 지난 9월 완공할 때 명칭마저도 통영체육청소년센터로 변경돼 죽림지역 주민들의 문화시설 확충에 대한 열망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죽림만을 매립한 후 아파트 신축 붐이 불면서 현재 2만5000명의 인구가 밀집한 신도시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죽림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문화센터 유치를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이에 시는 지난 2017년 1월 죽림종합문화센터 용역보고회를 통해 광도면 죽림리 1581번지 일원에 총 200억원을 들여 지상 5층, 연면적 6313㎡ 규모의 청사진을 선보였다.

용역보고회에서는 200석 규모의 대공연장, 길이 50m 규모의 해상훈련장이 가장 특징적인 공간으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공연장과 전시장이 청소년문화의 집으로 변경되고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 야외 해상훈련장이라고 자랑하던 해상훈련장이 자체 심의에서 피부병 우려 등으로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죽림주민들의 열망이었던 죽림종합문화센터 시설의 중심 축이었던 두 공간이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배제되면서 당초 사업방향을 상실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 200억원 가운데 20%에 불과한 40억원이 소요된 ‘청소년문화의 집’이 문화센터를 밀어내고 체육청소년센터로 변경된 것도 죽림지역 주민들은 문화 서비스 제공을 외면한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주민 A씨는 “죽림만 매립지역에 급격한 속도로 아파트가 신축되는 과정에서 신세대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문화서비스에 대한 열망이 높았는데 이렇게 공연장이나 해상훈련장이 어떤 사유로 사라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민원을 종합적으로 모아 공청회나 심의를 거쳐 변경됐다”며 “죽림지구에 문화시설 확충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문화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손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