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동주문학상 수상시집 출간

강재남 시인의 ‘아무도 모르게 그늘이 자랐다’

2021-11-30     박성민

강재남 시인의 제6회 동주문학상 수상시집 ‘아무도 모르게 그늘이 자랐다’가 ‘달을 쏘다 시선’으로 발간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에 담긴 시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광주일보와 계간 시산맥이 공동 주관하는 이 상은 지난 10월 7일 6회 수상자로 통영의 강재남 시인이 선정(심사 안도현 등)되어 발표된 바 있다. 수상시집 ‘아무도 모르게 그늘이 자랐다’는 수상작 ‘꽃이라는 기호의 모습’ 등 58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집 제목이 ‘아무도 모르게 그늘이 자랐다’인데 제목에서 시가 ‘그늘의 말’임을 암시해 준다. 말이 그늘인 것은 존재가 그늘이고 그늘은 부조리라는 것이다. 시집은 1, 2,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부의 제목이 시집 표제가 주는 암시를 보다 구체화하고 있다.

1부 ‘하고 싶은 말 지우고 이런 것 남겨도 될까요’는 하고 싶은 말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시인의 시론을 드러내는 표명에 다름 아니다. 제2부는 ‘가려도 가려지지 않아 지붕을 얹었음’은 가리고 싶지만 가려지지 않는 말이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은 지울 수 없는 존재의 말이라는 것이다. 제3부는 ‘지루해요 멸렬해요 그럼에도 취향이예요’는 시적 역설에 제도권 시형식에의 거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강 시인은 형식으로는 기존의 틀에 대한 거부이고 내적으로는 존재 또는 본질에 대한 탐구라 할 것이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네 있는 곳이 막막하고 아득하여도 엄마가 곁에 있을 거야/ 행성을 표류하는 김희준 시인에게 기별이 닿기를”이라 하여 지난해 여름에 영면한 딸애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김희준 시인이 영면하기 전 모녀간 대담을 모 잡지에 실었을 때 미리 써둔 에필로그를 시집의 표사로 썼는데 그 구절이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아주 사소한 것을 사랑하는 나는 쉽게 사랑에 빠진다. 몰입의 과정에서 만물이 첫사랑이 되고 마는 이 병명을 여름이라고 부른다. 그렇기에 나는 여름을 좋아한 적 없고 여름을 가져 본 일도 없다,” 그런데 김희준 시인은 그 여름에 갔다.

강재남 시인은 한국문화예술유망작가상 지원금을 수혜했고, 한국동서문학작품상, 세종도서문학나눔상 등을 받았고 6회 동주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