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사태’에 윤석열 리더십 시험대 올랐다

윤석열, 이준석 대표 부산행에 고심...당 내부 “그래도 껴안아야”

2021-12-01     이홍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일 당무를 거부하고 부산에서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대표를 어떻게 달랠지 고심하고 있다. 특히 선대위 출범전에 빚어진 당 대표의 정치적 시위에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 대통령 후보로서의 리더십도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이준석 대표와 관련해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후보는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직접 연락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본인이 휴대폰을 다 꺼놓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연락하는 것보다는, 부산에 있다고 하니 생각도 정리하고 당무에 복귀하게 되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민주적 정당 내에서 다양한 의견 차이와 이런 문제는 얼마든 있을 수 있다”며 “합의점을 찾아 나가는 게 민주적 정당 아니겠나. 일사불란한 지휘 명령체계가 있다면 민주정당이라 할 수 있겠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 후보는 ‘오늘이라도 직접 만나러 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이 대표의 소재를 파악해 당장 만나러 가기보다는 2일 열리는 선대위 회의 등을 통해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흔들리는 당내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무기한 당무 거부를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반대편에 선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기습 방문,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낳았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회동하고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가덕신공항 등 지역 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의 이같은 압박행보에 대해 윤 후보 측은 내심 불만을 삭이며 문제를 봉합하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이대로 완전히 결별하면 결국 둘다 공멸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며 “두 사람이 파국적 갈등으로 정권교체의 염원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이 대표를 끌어안아 포용력을 보이되 지나친 저자세는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당 내부에서는 2일 열리는 두번째 선대위 공식 회의에 이 대표가 참석하느냐에 따라 이번 사태의 조기 수습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본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순천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