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삼한사미(三寒四微)

변옥윤 (논설위원)

2021-12-06     경남일보
우리나라의 겨울은 전형적인 삼한사온(三寒四溫)의 형태를 유지한다. 사흘은 찬 대륙성고기압이, 나흘은 서쪽의 온난한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점령하면서 생기는 기후현상이다. 우리의 일상사도 이같은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 날 받아 외출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기상청은 올 겨울은 예년보다 추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요 며칠간은 비교적 예년을 웃도는 포근한 날씨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대륙을 거쳐 불어온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이다. 삼한사온이 아니라 삼한사미(三寒四微)가 계속된다는 뜻이다. 이동성 고기압에 실려온 중국대륙의 미세먼지가 정체된 대기현상으로 한반도를 뒤덮을 것이라는 경고이다.

▶중국의 겨울철 초미세먼지는 가히 살인적이다. 공장과 가정집의 연료가 주로 석탄이기 때문이다.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공장가동을 제한하자 베이징의 하늘이 맑아진 것으로 나타나 그 심각성이 증명됐다. 중국이 석탄 생산을 늘리고 호주산 석탄의 수입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우리나라의 상공이 초미세먼지로 부옇게 뒤덮힐 날이 많아질 것이라는 경고다.

▶언제부턴가 몽골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다. 영롱한 밤하늘 소나기처럼 흘러내리는 별빛을 보기 위해서란다. 어릴적 본 맑은 밤하늘을 우리의 도심에선 볼 수가 없게된지 오래이다. 잿빛하늘에 목을 파고드는 미세먼지로 우리의 겨울은 어둡다. 탄소중립에 앞서 중국발 초미세먼지 앞에 당당해질 수는 없을까. 눈이 와야 해맑고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는 현실이 서글프다.
 
변옥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