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외국 언론의 대선 전망

2021-12-09     경남일보
코로나19가 국내에 창궐한 작년 1월. 중국에서 오는 내·외국인 입국을 통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정부는 묵살했고, 방역 뚝은 곧 터지고 말았다. 정권의 인기가 형편없다 싶을 때 21대 총선이 있었다. 야당의 대승 예측에 누구도 주저하지 않았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코로나 사태가 국민의 안정 희구 심리를 키웠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었다.

▶코로나 덕분에 거대 여당이 된 집권세력은 거침이 없었다. 입법뿐 아니라 국정 전반에서 우파 국민들의 생각은 무시됐다. 우파는 8.15 광복절을 맞아 기독교 일각이 주축이 되어 대대적인 반정부 광화문 시위를 열었지만 코로나 공포가 이를 덮어버렸다. 올해 광복절에도 광화문 집회가 계획됐으나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고 말았다. 내내 코로나 탓이었다.

▶언필칭 ‘K방역의 성공이요 승리’였다. 국민들은 속을 끓이면서도 일정 부분 인정해주는 분위기였다. 한데, 지난봄의 4·7 서울 부산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은 무참히 참패했다. 코로나 불안도 집권세력의 ‘내로남불’ 같은 오만에 등 돌린 민심을 붙잡진 못했다. 코로나 유행은 현 집권 세력에게 새옹지마가 된 걸까.

▶영국 신문 이코노미스트가 내년 봄 한국 대선에서 야당 윤석열 후보의 승리를 전망했다. 현 정부의 백신 보급률 부진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예측일 뿐 ‘쪽집게도사’는 아닐 거다. 그래도 여권은 심사가 불편하겠다. 전통적으로 외국 언론에 민감한 우리 사회인지라 너나없이 귀 쫑긋 세워 듣게 된다. 그토록 자랑하던 K방역인데…. 가는 배가 순풍이면 오는 배는 역풍이라 했던가.
 
정재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