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핵심 연쇄사망에 대선정국 ‘술렁’

여, “또 악재 돌출” 곤혹 야, ‘이재명 몸통론’ 공세 정의당도 ‘이 책임론’ 제기

2021-12-22     이홍구
여야는 22일 대장동 의혹 관련 핵심인사들의 잇따른 비극적 죽음이 대선정국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우며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후보와의 연관성을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이 후보 몸통론을 거론하며 특검을 압박하는 등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과 이 후보 측은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 이어 김문기 개발1처장도 사망하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특혜 의혹을 받는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무 부서장을 맡아 온 김 처장은 전날 저녁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개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후보는 이날 김문기 개발1처장의 사망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사 과정에서 그게 연원이 되어서 극단적 선택을 하신 것 같은데 안타깝다”며 “정말 이제라도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한때의 부하 직원이었고 제가 하던 업무에 관여된 분이니까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겠다”고 말했다. 대장동 사건 특검과 관련해선 “당에 특검법 발의를 이미 요청했다”며 “실체를 명확하게 밝히고 상응하는 책임을 서로 부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 후보 측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대장동 이슈’가 재점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후보와 당시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이 후보 배후설’이 나도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야당은 김 처장의 사망을 고리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대장동 게이트’ 의혹에 불을 붙이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검증 특위 김진태 위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항의방문하고 “이재명 후보와 정진상을 조사해서 밝혀야 하는데 검찰이 조사를 안 하고 뭉개고 있으니 애꿎은 사람이 자꾸 죽어나간다”며 “이제 진실을 말해줄 사람이 거의 안 남았다. 누가 또 불행한 일을 당할지 모른다”며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원희룡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은 “윗선의 개입과 압박이 있지 않았을까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진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 문제와 관련, “김 수석이 나름 원칙대로 강하게 (대장동 사건에 대한) 진상을 파헤치려 했던 여파인 듯하다”며 “그 와중에 이 후보 쪽에서 김 수석 아들 이슈를 터뜨려 김 수석을 날린 것 같다”고 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이두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마피아 영화에서 수없이 본 장면이 우리 현실에서 그대로 벌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아수라판’”이라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도 이날 ‘이 후보 책임론’을 제기하며 “대장동의 진상을 밝혀줄 핵심 증인들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하는데도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라는 이재명 후보는 법적 검증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영국 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향해 “대선후보로서의 행동을 멈추고 죽음 앞에 책임지십시오”라며 이 후보가 이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이날 긴급성명에서 이 후보를 겨냥하여 “깃털에 불과한 그들이 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는지, 어쩌면 누구에겐가 죽음을 강요받았는지는 몸통인 ‘그분’만이 알 것”이라며 “몸통만 놔두고 깃털만 잡는 검찰의 여당 눈높이 맞춤수사가 비극을 초래했다”고 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