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원전

정영효 (논설위원)

2021-12-27     경남일보
어제(12월 27일)는 제11회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이었다. 이날은 2009년 12월 27일 UAE에 원전을 수출한 날을 계기로 원자력 안전을 고취하고, 국내 원자력 분야 종사자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2010년부터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원전 논쟁으로 시끄럽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탈(脫)원전을 천명했다. 이 때부터 탈원전과 친(親)원전을 놓고 국민들은 갈등을 빚어왔다. 이런 와중에 ‘감(減)원전’ 논쟁까지 가세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최근 탈원전과 친원전의 논쟁 속에서 ‘감원전’ 주장을 내놓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친원전 입장이다.

▶탈원전 쪽은 좁은 우리나라 사정, 인구밀도 등으로 판단했을 때 원전이 너무 위험하다며 탈원전을 주장한다. 친원전 쪽은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낮은 단가 등 늘어나는 에너지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원전이라고 강조한다. 감원전은 기존 원전은 그대로 가동하고, 건설 중인 원전도 그냥 계속 지어서 가동연한까지 사용하고, 신규 원전은 더 건설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편다.

▶대선 정국을 맞아 탈원전, 친원전, 감원전으로 논란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양강 대선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의 원전 정책과는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어 차기 정부에서는 현 탈원전 정책이 폐기 내지는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차기 정부에서도 원전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국내 원자력 분야 종사자들은 사기는 매우 위축돼 있다. 법정기념일 제정 취지가 무색하다.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