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아이 없는 농촌...지방 소멸 '초읽기'

변옥윤 (논설위원)

2021-12-30     경남일보
우리나라와 일본은 유사한 점이 많다. 특히 부동산과 인구문제는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어 많은 부문에서 타산지석으로 삼고있다. 그 중 마스다 히로야의 지방소멸론은 그 영향이 컸다. 일본정부가 그의 경고로 총리 직속에 ‘도시창생’기구를 설치했고 우리도 원용하고 있다.

▶그는 현재추세라면 2040년 일본의 절반인 890여곳의 지방도시가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출생감소에도 있지만 대도시로의 블랙홀 현상을 지목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도권 인구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농촌은 인구감소에 이은 초고령화사회로 급격히 이전되고 있는 현상과 다르지 않다.

▶하동군 양보면의 현재 인구는 1700명 남짓이다. 그 속을 들여다 보면 70대 이상이 680여명, 60대 400여명으로 60~70대가 주류를 이룬다. 20대는 79명, 10대는 50명대이다. 갈수록 줄어들어 취학아동도 10명대이다. 그것도 지난해에는 1명도 없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도시소멸의 길을 걷고 있다. 도시의 기능도 점차 쇠퇴해 곳곳이 폐허화되고 빈집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은 최근 하나 남은 초등학교가 인근 진교면에 흡수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100년이 넘는 전통이 사라지는 것도 안타까운데 젊은이의 유입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절망감 때문이다. 통계청의 최근 자료를 양보면이 전형인 것처럼 대변하고 있다. 학교가 있어야 아이를 낳고 인구도 유입될텐데 자치단체의 인구정책이 헛구호처럼 들린다.
 
변옥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