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나에게 묻는다 (이산하)

2022-01-02     경남일보
나에게 묻는다 (이산하)
 

 

꽃이 대충 피더냐.
이 세상에 대충 피는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소리 내며 피더냐.
이 세상에 시끄러운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어떻게 생겼더냐.
이 세상에 똑같은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모두 아름답더냐.
이 세상에 아프지 않은 꽃은 하나도 없다
그 꽃들이 언제 피고 지더냐.
이 세상의 모든 꽃은
언제나 최초로 피고 최후로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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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해를 산 능선으로 끌어 올라오면서 새해가 시작되었다.

눈부신 햇살을 쓰다듬으며 다짐의 각오도 많아졌다.

욕심도 원願이다, 원은 간절한 것이다.

꼭하고 싶은 일이나 구해야 할 것들의 집합이다.

그 주문이 많다는 건

간수할게 많고 치다꺼리가 많다는 거다.

아직 채우지 못한 것이나 더 크게 매듭을 지어야 할 것이 있다는 거다.

거칠게 아직 살아서 파득 된다는 거다.

수월하게 챙기는 것보다 억척으로 구한다는 거다,

꽃도 사람도 세상에는 대충 태어난 것은 없다. 존재 가치는 절대적이다.

아픔을 삼키지 않고 살아온 이도 없다.

들여다보면 상처투성이를 다만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꽃도 사람도 피었으니 언젠가는 지겠지만 그 과정도 중요하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 더 아름다운 꽃이다.

의미를 알아주는 이에게 더 아름다운 꽃

아름다음을 읽어주는 깊은 눈

그 길은 스스로가 열어야 한다.

신축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다.

이글거리는 야망으로

세상을 향해 모두 포효를 같이 하고픈 새 해 아침이다.



주강홍 경남시인협회장